공무원노조, 원천봉쇄 뚫고 전국에서 1만명 집회
번호 75 작성자 사무처 작성일 2004-11-07 조회 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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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6일 국회앞에서 공동으로 '공무원 노동3권 쟁취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한 노동자가 '공무원 노동3권 쟁취'가 적힌 수건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중의소리 한승호



공무원노조, 원천봉쇄 뚫고 전국에서 1만명 집회

집회 성사를 위한 각계 사회단체들의 연대정신 돋보여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김영길, 이하 공무원노조)이 6일 정부의 원천봉쇄를 뚫고 서울, 인천, 창원, 제주 등 전국 14개 지역에서 조합원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공무원노동자의 노동3권을 요구하는 동시다발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찰은 집회가 열리는 전국의 모든 지역마다 병력을 배치해 집회장소를 원천봉쇄하고, 공무원으로 확인되는 노동자들을 마구잡이로 연행했다. 6시 20분 현재 서울 4명 등 전국에서 107명의 공무원노조 조합원이 연행되고 이 중 25명이 석방됐다. 경남 창원의 경우 아직 연행자 숫자가 파악되고 있지 않으며 경찰은 집회장을 침탈해 참가자들을 상대로 토끼몰이(골목까지 쫓아가서 연행하는 것으로 매우 위험함)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강원도 본부의 경우 경찰은 대회가 열리기로 한 강원대를 학생회관까지 침탈하고, 집회장으로 향하는 차량 2대를 톨게이트에서 억류했으며 집회 도중에도 경찰이 침탈하여 다수의 조합원들을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남에서도 경찰은 버스 두대에 탄 조합원을 통째로 연행했다.

서울에서는 여의도 국회앞에서 3시를 기해, 양대노총이 주최하는 형식으로 200여명의 공무원노동자와 300여명의 민주노총·한국노총 노동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공무원노조 노동3권 쟁취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찰은 1002부대 등 시위진압 특수부대까지 동원해 여의도 주변을 2중·3중으로 둘러싸고 공무원 노동자들이 집회장으로 향하는 것을 막았으며 이 과정에서 4명의 조합원이 연행됐다. 그러나 집회가 시작되자 곧 여기저기서 공무원노조의 깃발이 올랐다.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은 집회장 주변에서 한국노총, 민주노동당 등 노동사회단체들의 옷을 빌려입는 방법으로 경찰의 원천봉쇄를 뚫었다.



△민주노총 이수호위원장과 한국노총 이용득위원장이 함께 앉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중의소리 한승호

이날 민주노동당은 수십여명의 인권침해 감시단을 구성하고, 국회 앞 국민은행을 중심으로 길목길목에 이들을 배치해 경찰이 불법검문과 억류, 연행을 하지 않는 지 감시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는 현 정세에서 공무원노조의 투쟁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듯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모든 연맹, 지역본부장들이 참석했다.

"공무원이 노동자가 아니라면 권력의 노예로 남으라는 건가"

이수호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노동자 전체에 광풍처럼 몰아치는 정권의 탄압, 그 맨 앞에 공무원동지들이 서 있다"며 노 정권은 지극히 당연한 노동자의 권리를 깡그리 무시한 채 아직도 공무원을 자기 발 아래에 짓밟으려,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삼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공무원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었던 이부영과 노무현은 이미 정치적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말하고 "노동자를 탄압하고 서민을 외면하고 민중을 우습게 아는 정권이 제대로 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공무원노동조합이 당당하게 설수 있도록 함께 책임지고 엄호하자"고 말했다.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도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저들이 무슨 권리로 빼앗으려 하느냐"며 "그들의 주장대로 공무원이 노동자가 아니라면 그럼 무엇이냐. 사용자냐. 자영업자냐. 아니면 권력의 노예들이냐"고 반문했다.

이용득 위원장은 "정부는 공무원의 노동3권이 보장되면 기득권층의 특권이 상실될 것이 두려워 대화에 임하기보다는 협박을 일삼고 있다"며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큰 싸움을 앞두고, 동지들의 단결과 연대만이 승리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 공무원노동자가 정광훈 전국민중연대의장의 격려사를 듣던 도중 시원한 웃음을 짓고있다 ⓒ민중의소리 한승호


양대노총 위원장의 대회사에 이어 공무원노조 민정기 부위원장이 무대에 올랐다.

민정기 부위원장은 "국제공공노련 사무총장이 노동부를 방문해 '세계 어느나라가 사람들이 오가는 길거리에서 공무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시민을 연행하느냐'고 묻자 차관은 '공무원 중에서 파괴와 폭력 행위자만 모두 연행했다'고 대답했다"며 "우리는 파괴와 폭력행위를 해 본 적이 없기에 서울 경찰청장을 14만 공무원노동조합원의 이름으로 고발했다"고 말했다.

민 부위원장은 "엄연히 의사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유독 공무원에게는 헌법도 필요없이 온갖 만행이 자행되고 있다"며 "아무리 대화를 요구해도 대화에 한번 응하지 않고 탄압과 폭력으로 일관하는 이 정부는 참여정부가 아니라 닫힌 정부다"라고 비난했다.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의장은 "노동2권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며 "이 불량국가가 부정부패 척결과 공직사회 개혁을 외치는 공무원노조를 탄압하는 것은 부정부패를 하자는 것이고 인천 굴비시장처럼 리베이트를 처먹으려고 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정부를 비난했다. 이어 "국가보안법 폐지와 공무원노조 인정이 역사상 가장 중요한 두 사건"이라며 "정부는 공무원 노조 인정할 필요없다. 우리가 인정하면 되는 것이다"라고 말해 참가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창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은 "공무원들은 박정희 때부터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강요되었지만 실제로는 모든 지배권력의 말단 하수인이었다"며 "그러던 공무원들이 스스로 노동자임을 선포하는 모습을 보면서 드디어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확신을 갖는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국노총, 민주노총 노동자들은 집회가 끝난후 영등포로터리까지 가두행진을 진행했다 ⓒ민중의소리 한승호

4시 40분경 결의대회를 끝내고 참가자들은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을 안전하게 민주노총 건물로 들여보내기 위해, 지도부를 선두로 영등포 민주노총 건물로 행진했다. 그러나 수백여명의 경찰이 KBS, 서울교, 근로복지공단으로 이어지는 행진코스를 행진대오의 양쪽에서 둘러싸고 무력시위를 벌였으며, 행진 도중에는 30여명의 사복경찰이 공무원노조 조합원을 잡는다며 버젓이 대오 안으로 끼어들었다가 참가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완전무장한 수백여명의 전투경찰들은 민주노총 건물 앞까지 쫓아와 한때 영등포 본부를 침탈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현장 인터뷰]"11월 15일 공무원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겁니다!!"



천현진 기자


6일 여의도 국회앞에서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깃발이 힘차게 흔들렸다. 15일 공무원노조 파업을 앞두고 양대노총(민주노총, 한국노총)에서 주최하는 공무원노동3권 쟁취 결의대회가 열린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노동자들은 정부의 강경탄압 방침에 강하게 분노하면서도 11월 투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지역에서 15년간 근무한 한 공무원노동자는 "우리가 가는데 막아서서 조금은 기분이 찝찝했어요. 정부가 우리를 막아선다면 참을 수 없을 것이며 이제까지 처럼 참지않고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24년간 공무원노동자로 살아오면서 그동안의 우리 권리, 공무원노동3권을 요구하러 오는 것 뿐인데 왜 막아서는가. 우리도 노동자로서 제 권리를 찾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고 말하는 공무원노동자도 있었다.

고위층 공무원들은 대오 뒤쪽에서 단위별 깃발을 보고 인원을 파악하는 듯 전화로 보고하는 모습도 여기저기 보였다.

이를 지켜보던 한 공무원노동자는 "아마도 행정차치부에서 지시가 내려졌을 거에요. 각 지역별로 동향보고를 할 겁니다"라며 이미 예견한 일이라는 듯 얘기했다.

인천지역에서 참가한 공무원노동자는 "한조에 10명정도 꾸려 지역에서 따로 올라왔어요. 지하철역에서 신분증검사는 안 하고 안에 공무원노조 조끼를 착용했나 검문하더군요"라고 말했다.

"공무원 노동3권이 쟁취된다면 현재 노동조합파동이 일어나고 있는 공무원사회에 하위급부터 스스로의 자정작업이 이뤄질거에요. 그러면 우리가 주장하는 공직사회 부정부패를 막을 수 있을 거구요."

"정부가 이번에 공무원노조를 인가해주면서 단체교섭권을 제한했는데, 일정요건만 허용해주고 싶은거겠죠. 우리가 여기서 한발 물러선다면 이후에 우리의 권리를 다시 되찾기 힘들어져요. 처음부터 제대로된 권리보장을 받아야 자리잡아 갈 것 같아요. 이제 시작인데..."

"각지역본부에서 비상회의, 준법투쟁 등을 통해 조합원들이 흔들리지 않게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밝은 모습을 보였다.

예외적으로 노동운동이 어느정도 보장되어 있는 현업직공무원으로 대회에 참가한 공무원노동자도 있었다.

"같은 공무원으로서 노동3권 쟁취에 같이 연대하기 위해 참가했습니다. 하위직 노동3권은 보장되어야 바람직해요. 그래야만 업무환경도 개선되고 부정부패도 막을 수 있을 테니까요."

정부의 강력대응 입장에 대해서는 "정부는 항상 그래왔어요. 권력을 가진자들의 일종의 엄포인거죠. 우리의 권리는 언제든 당연히 쟁취될 거에요."

"당초계획으로는 2~3천명 정도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많은 수가 여기에 함께 하진 못한 것 같아요. 날도 춥고 약간은 의기소침한 모습이 없지 않지만 움츠렸다 더 높이 뛰어오를 수 있잖아요."

"11월 15일 공무원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겁니다!!"



2004년11월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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